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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astroenterol < Volume 82(5); 2023 < Articles
바이러스 간염, 지방간질환 등으로 인한 만성 간질환은 간기능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1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은 약 12년 이상이나 복수, 황달 등을 동반하는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은 약 2년으로 매우 짧다.2 이러한 생존 기간의 차이 때문에 임상에서 환자의 간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1990년대 식도정맥류의 사망률을 30% 이상이었으나 2010년 이후 식도정맥류 환자의 사망률은 10% 이하로 낮아졌다.3
간기능과 더불어 간경변증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자가 영양불량(malnutrition)이다.4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서 단백 영양불량(protein energy malnutrition)이 동반될 가능성은 Child A에서 21%, Child B에서 40%, Child C에서 80%에 이르며 간이식 대기자의 경우 모든 환자는 단백영양불량을 동반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5 적절한 영양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여러 학회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는데 각각의 가이드라인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한 중요한 인자는 체중, 근육량 및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의 변화였다. 이들 중 질량을 가지고 있으면서 반복하여 측정이 가능하고 시간에 따른 변화를 객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환자의 근육량이었다. 그러므로 근감소증(sarcopenia)은 임상에서 만성 간질환 환자의 영양 상태를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6
최근 메타 분석에 따르면 간경변증 환자의 37.5%가 근감소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과 알코올간질환에서 근감소증을 동반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남성의 경우 간기능이 Child B 또는 Child C로 진행할수록 여성에 비해 유의하게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7
근감소증은 간경변증 환자들의 생존율에 영향을 준다. 메타 분석 결과 근감소증이 있는 간경변증 환자들의 3년 및 5년생존율은 64.3%, 45.3%였으며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들은 3년 및 5년 생존율은 82.0%, 74.2%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7특히 간이식 대기자 중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들은 이식 받기전 대기자 명단(waiting list)에서 탈락하는 확률이 유의하게높다고 보고하였으며 이러한 변화는 Model for End-stage Liver Disease (MELD) score가 15점 이하인 간이식 대기자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8 근육량을 요근면적(psoas muscle area)으로 측정한 연구에서 요근면적이 감소할수록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육량이 10% 증가하면 남성은 병원 입원 기간이 9% 감소하고 인공호흡 기간도 13% 짧아지며 이식 후 사망률은 22% 감소하였으며 여성은재원기간이 3% 감소하고 인공호흡 기간은 7% 감소하였다.9나아가 근육의 양뿐만 아니라 근육내 지방의 함량이 높을수록생존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하여 근육의 질도 중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10 실제 근감소증은 비알코올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과 유의한 섬유화(significant fibrosis)의 중요한 인자이며 전신 항암치료를 받는 간암환자에서도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 보고하였다.11,12
영양 상태와 근감소증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으므로영양 불량을 야기하는 요인들은 근감소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영양 불량을 일으키는 원인은 간기능 저하가 주된 원인이다. 이와 함께 입맛의 감소, 음식 섭취량의 감소 및 영양분 흡수의 장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13
간경변증 환자의 40% 이상은 안정 시 에너지소비량(resting energy expenditure)이 정상 성인에 비해 약 3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4 장내세균 전위(bacterial translocation) 등으로 인한 과도한 전신염증반응 상태 및 유효 혈관내 용적의 감소로 인해 과역동순환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교감신경항진 상태 등으로 인하여 전체 에너지 소모가 증가하게 된다.15,16 뿐만 아니라 간에 섬유화가 진행하면 구조적으로 문맥전신단락(porto-systemic shunt)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하여 위장관에서 흡수된 영양분이 간에서 대사되지 않고 전신 순환으로 바로 들어가게 된다.17 또한, 간기능이 저하되면 담즙 생성이 줄어들게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지방 성분의 흡수가 저하될 수 있다.18 이러한 현상들로 인하여 영양상태가 나빠지면 자연히 근육량의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19
간경변증 환자는 공복의 상태에서도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렙틴(leptin)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더 증가하여 있어서 배고픔을 덜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은 공복 상태에서도 건강한 성인에 비해 감소되어 있다. 즉 공복 상태인데 배가 부르고 식욕이 저하되어 있다.20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복수 또는 비장 비대가 동반될 수 있으므로 이로 인한 복부 팽만으로 인하여 음식물 섭취량이 감소할 수 있다. 식도 정맥류 출혈이나 간성 뇌증이 발생하면 경구 섭취가 제한되므로 이로 인한 영양 불량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또한 간성 뇌증을 일으키는 암모니아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과도한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는데 이러한 처치는 단백 영양 불량과 근육양의 감소라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4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간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고, 문맥 전신 단락이 발생하며, 요소 생성 능력이 떨어지게 되어 결과적으로 혈중 암모니아 농도가 상승하게 되고 이는 근육내 암모니아 농도의 상승을 초래한다. 만성간질환 환자의 혈중 암모니아 상승은 신경독성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근육이 혈중 암모니아를 흡수하여 낮추는 것은 일종의 보호 기전으로 이해되었다.21 근육내 상승한 암모니아는 NF-kB를 자극하여 myostatin의 발현을 증가시키는데 이러한 일련의 변화가 근육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22 또한, 상승된 암모니아는 근육의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근육내 풍부한 미토콘드리아는 tricarboxylic acid (TCA) cycle이 일어나는 장소이다. TCA cycle의 중요한 중간생성물인 α-케토글루타르산(α-ketoglutarate)이 암모니아의 질소와 반응하여 글루탐산(glutarate)이 되고 이것이 글루타민(glutamine)이 되어 혈중으로 방출된다. 결국 체내 질소 과부하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증가한 암모니아를 제거하기 위해 α-케토글루타르산이 과도하게 사용되면 의도하지 않게 α-케토글루타르산의 농도가 낮아지게 되고 TCA cycle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게 될 수 있다.23 결과적으로 ATP 생성이 억제되어 이로 인한 근육량 감소가 초래되는 것이다.24 그러므로 암모니아가 간-근육 연결축(liver-muscle axis)의 핵심 인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간경변증이 있는 남성의 경우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선축(hypothalamic pituitary gonadal axis)에 이상이 발생하여 테스토스테론의 생성이 억제된다.25 이와 더불어 방향화효소(aromatase)의 활성이 상승하여 테스토스테론이 에스트라디올(estradiol)로 변환이 증가한다.26 결과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감소하여 근감소증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여성과 달리 남성 간경변증 환자들은 간기능이 나빠질수록 유의하게 근육량이 감소하게 된다.8
만성 간질환 환자는 간내 글리코겐(glycogen) 저장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로 인하여 환자가 10시간 이상 금식을 하게 되면 건강한 성인이 3일간 금식한 상태와 비슷하게 된다.27 간경변증 환자에서 장내세균총(intestinal bacteria)의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데 간질환 환자의 소장 세균 과증식(small bowel bacterial overgrowth)과 영양불량(malnutrition)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8 이러한 변화들이 근감소증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간질환 환자에서 영양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도구들이 있다. 가장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신체 계측이다. 대표적으로 키와 몸무게를 사용하여 체질량 지수(BMI)를 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상완 중간 둘레(mid-arm muscle circumference)를 측정하는 것인데 이 또한 간단하고 어디서나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29 그러나 몸무게는 복수나부종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으며 상완의 둘레를 측정하는것은 측정자들 간에 오차가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1
체성분 측정은 신체 구성 성분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객관적이고 정확도가 높으며 재현성도 좋지만 간질환 환자들이 동반할 수 있는 복수와 부종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제한이 있다.
이중 에너지 방사선 흡수 계측은 전신 촬영이 가능하고 정확도가 높으며 재현성도 좋아서 근육량 측정에 좋은 평가 도구이다. 하지만 이 검사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방사선 노출이 필요하다.30
CT와 MRI는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진단 도구이다. 특히 간질환이 진행함에 따라 간암의 선별검사를 시행할 때 필요하며, 일부 간이식을 준비하는 환자에서는 필수적인 검사이다. 이러한 영상 검사는 간 뿐만 아니라 근육에 대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데 매우 객관적이며 재현성이 높다. 특히 근육량을 측정할 목적으로 추가하여 시행하는검사가 아니므로 임상에서 유용한 방법이다.31 근육량을 측정하기 위해 전신의 골격근 양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여러 연구에 따르면 복부 CT에서 촬영한 영상에서 얻은 근육량이 전신의 근육량과 매우 높은 연관성을 보인다고 하였다.특히 L4–5 level 또는 L3 level에서 측정한 근육량이 전신 근육량을 대표할 수 있으며 심지어 요근의 면적(psoas muscle area)만 측정해도 유의하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다.32 국내연구에 따르면 요근의 면적을 측정하는 것이 간경변증 환자의 생존율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33 나아가 MRI는 근육의 질을 평가할 수도 있다고 하였는데 MRI에서 측정한 근육의 지방 함량은 비대상성 환자의 예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하였다.10
(1) 열량공급: 만성간질환 환자는 기본적인 열량 소비가 많으므로 충분한 열량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하게 열량을 보충하지 않으면 단백 이화상태(protein catabolic status)에 쉽게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ESPEN (European Society for Clinical Nutrition and Metabolism)은 35–40 kcal/kg/day 를 권고하며, ASPEN (American Society for Parenteral and Enteral Nutrition)은 영양 상태에 따라 25–40 kcal/kg/day를 제시하고 있다.34 EASL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은 실제 체중(actual body weight)을 기준으로 35 kcal/day 이상 반드시 섭취하도록 권고한다. 참고로 복수가 동반된 환자의 실제 체중을 계산할 때는 복수의 양을 제외해야 하는데, 이상적으로는 복수를 모두 배액하고 측정한 체중이 실제 체중이 되겠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복수의 양이 소량(mild)이면 전체 체중의 5%를 복수의 무게로 간주한다. 복수의 양이 중등도(moderate)라면 10%, 많으면(severe) 15%를 복수의 무게로 계산한다. 만약 하지 부종이 동반되어 있다면 추가로 5%를 더 감량한 것이 실제 체중이라고 간주하면 되겠다.4
(2) 단백질공급: 단백질 특히 필수 아미노산의 섭취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체내 근육을 단백질 공급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단백질 섭취가 충분하지 않으면 자연히 근육량이 감소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하는 것을 권고하는데 실제 체중을 기준으로 1.2–1.5g/kg 이상이 적합하다. 단백질 함량은 식품마다 다양한데 닭가슴살 100 g에는 약 23 g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다. 소고기 100 g에는 단백질 약 21 g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적절한 단백질을섭취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식품마다 포함된 단백질 함량을 고려하여 권고해야 한다. 과거 간성 뇌증 환자들에서 단백제한식사를 권고하였으나 여러 연구에서 단백 제한 식이가 간성뇌증의 호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35 현재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은 간성혼수의 급성기를 제외한 기간에는 단백 섭취를 제한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1
(3) 섭취시간: 금식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화상태(catabolic status)에 더 빨리 진입하기 때문에 간경변증 환자들은 자주 음식을 섭취하도록 권고한다. 특히 늦은 저녁 간식(late evening snack)을 추천하고 있다.36 전항적 연구에서 야간 영양 보충이 체내 단백질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하였다.37
간경변증 환자들이 운동을 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1 규칙적인 운동은 근육의 수축력을 향상시키며 궁극적으로 근육량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과거 간경변증 환자들이 운동을 하면 혈중 암모니아 농도가 상승하며 문맥압이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38 그러나 장기적으로 관찰한 결과 간내 염증 반응이 호전되면서 궁극적으로 문맥압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39 운동은 근력(resistance) 또는 지구력(endurance) 등 종류에 관계 없이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권고한다.1
암모니아가 간경변증 환자에서 근감소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암모니아 농도를 낮추기 위한 연구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L-ornithine L-aspartate와 ri-faximin에 대한 연구들이다.40 실험실 결과는 암모니아 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었으며 근육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실제 임상 연구는 부족하므로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분지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은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혈중 알부민 농도를 상승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간성뇌증 환자에게 투여하면 인지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며 무사건생존(event-free survival) 또는 삶의 질(quality of life) 향상에 유의한 효과가 있어 권고된다.4 일부 연구에서는 혈중 알부민 농도가 상승하는 환자는 근육량이 증가하고 근육내 지방의 양은 줄어든다고 보고하였다.41 국내 연구에서는 적정 용량 이상 복용하였을 때 간기능(MELD score 및 Child-Pugh score)이 호전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42
남성에서 간경변증이 있으면 근감소증이 더 잘 발생하며 이는 테스토스테론의 감소와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는 전향적 연구가 있었으며 근육내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한 환자에서 1년 뒤 근육량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43
만성 간질환이 진행할수록 근육량은 감소하게 되며 이러한 근육량 감소는 간질환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중요한 인자이다. 근감소증은 혈중 암모니와 농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암모니아가 간-근육 연결축의 핵심 인자로 간주된다. 물론 암모니아 뿐만 아니라 에너지 대사의 변화 및 호르몬의 변화 등 복합적인 인자가 근감소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육량을 평가하기 위해서 CT 또는 MRI로 요근면적을 측정하는 것이 유용하며 전체 골격근 양을 대변할 수 있어 임상에서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충분한 열량를 공급하고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가장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적절한 운동을 시행하고 동반된 호르몬 및 대사의 변화 등을 교정하는 것도 근감소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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