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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astroenterol < Volume 81(5); 2023 < Articles
종양 표지자는 고위험 환자의 암 선별 및 진단, 암 치료 반응 평가 및 암 재발 감지에 유용하다. 건강 검진이 보편화되면서, 증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에서도 선별검사 목적으로 종양 표지자를 검사한다. 다수의 종양 표지자 중에서도 CA 19-9는 췌장암 및 담도암에 대한 상대적으로 높은 민감도와특이도를 가지고 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CA 19-9의 민감도는 췌장암 진단에서 79-95%이며, 특이도는 82-91%로 보고되고 있다.1,2 특히, 환자가 체중 감소, 복통, 황달과 같은 증상이 있거나 영상 검사에서 종양이 나타날 때 CA 19-9는 진단적 가치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증상 환자에서는 암 선별검사로서의 임상적 가치에 대한 근거는 부족한 상태이다.3,4 CA 19-9는 양성 질환에서도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상승된 CA 19-9는 암에 대한 불안감과 불필요한 후속 검사를 유발할 수 있다. 본고는 CA 19-9 상승에 대한 임상적 의미와 CA 19-9 수치 증가 환자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접근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종양 표지자는 신체에서 채취 혹은 분비되는 검체의 수치를 측정하여 악성 종양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하는 검사 수단이다.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 CA 19-9 종양표지자 검사는 1980년대 CA 19-9에 대한 N19-9 단일클론 항체가 개발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하였다.5 발견 초기 CA 19-9는 대장암의 진단을 위해서 개발되었으나 췌장 및 담도암에서 더욱 높은 예민도를 보인다는 것이 밝혀졌고, 최근에는 주로 췌장암 및 담도암을 대상으로 그 유용성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췌장암에서 CA 19-9의 정상 범위를 37 U/mL라고 하였을 때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췌장암 진단에 대한 CA 19-9 검사의 민감도는 79%, 특이도는 82%로 보고되었다.6 그러나 간암, 위암, 폐암, 난소암, 갑상선암에서도 증가할 수 있고, 다양한 양성 질환(만성 간염, 간경화, 폐결핵, 폐렴, 기관지 확장증, 담관염, 췌장염, 갑상선 질환, 당뇨 등)에서도 증가할 수 있다.7 뿐만 아니라, 전체 인구의 5-10%에서는 Lewis a- b-genotype으로 알려져 있어 악성 종양이 동반되어 있더라도 CA 19-9 종양표지자 검사는 정상일 수 있다.8 따라서 단순히 CA 19-9 검사 결과만으로 악성 질환과의 감별은 쉽지가 않고, 해석에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양성 질환에서 CA 19-9 상승 원인은 여러 가지 기전으로 설명될 수 있다. 우선, 췌장염, 담관염, 기관지 확장증, 특발성 폐섬유화, 난소 낭종 및 자궁내막증과 같은 비종양성 조직의 염증 및 증식이 CA 19-9 수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9 또한, 담즙 폐쇄증과 폐쇄성 기관지염 같은 질환에서는 배출 장애로 인하여 CA 19-9 수치가 증가할 수도 있다.9 또 다른 기전으로는 간염, 당뇨 및 만성사구체신염과 같은 대사 기능의 이상이 존재할 때 CA 19-9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9
국내에서 선별 검사의 목적으로의 CA 19-9 종양표지자 검사가 많이 시행되고 있어 임상에서 무증상의 CA 19-9 상승된 환자를 많이 접하게 되나, 무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CA 19-9 종양표지자 선별 검사의 역할은 확립이 되어 있지 않다. 국내의 한 연구에서는 CA 19-9 종양표지자 검사를 시행한 건강검진 수검자를 대상으로 CA 19-9 검사의 의미를 살펴보았다.3 총 62,976명의 대상 환자 중에서 CA 19-9 수치가 37 U/mL보다 상승한 경우는 825명(1.3%)이었으며, 재검사를 하였을 때는 501명(0.8%)만이 지속적으로 CA 19-9 수치가 상승되어 있었다. 그중 35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검사를 시행하였고 10명(2.8%)에서 악성 종양(췌장암 4명, 갑상선암 4명, 십이지장암 1명, 대장암 1명)이 진단되었다. 그러나 97명(27.5%)의 환자에서는 양성 질환으로 확인되었고, 246명(69.7%)의 환자에서는 특별한 질환을 찾을 수가 없었다. 양성 질환은 조절되지 않는 당뇨 및 갑상선 관련 내분비 질환 28명(28.9%), 폐질환 26명(26.8%), 부인과 질환 20명(20.7%)으로 확인되었다. 만성췌장염 및 췌관내유두상점액종양 등의 양성 췌장 질환 10명(10.3%), 담도결석 및 담낭염등의 양성담도 질환은 7명(7.2%), 간 질환 3명(3.1%)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다양한 양성 질환에서도 CA 19-9 수치가 상승할 수 있고, 오직 2.8%의 환자에서만 악성 질환을 발견하였기 때문에 무증상 환자에서 악성 질환에 대한 선별 검사를 목적으로 CA 19-9를 측정하는 것은 유용하지 않음으로 결론지었다. 또 다른 국내 연구는 70,940명의 건강검진 수검자에서 시행된 CA 19-9의 임상적 의미를 보고하였다.4 총 70,940명의 대상 환자 중 1,063명(1.5%)에서 CA 19-9 >37 U/mL 이상으로 확인되었다, 이 중 38-100 U/mL의 상승은 982명이었고 100 U/mL 이상의 상승은 81명이었다. CA 19-9 ≤100 U/mL의 982명의 CA 19-9상승 환자에서는 악성 종양 환자가 없었으나 CA 19-9 >100 U/mL인 81명 중 15명(19%)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되었다. 15명의 악성 종양 환자 중 췌장암은 4명(5%, 5/81)에서 발견되었다. 이 결과로 무증상 대상자에서 CA 19-9를 이용한 췌장암의선별 검사는 낮은 양성예측도를 감안할 때 효율적이지 않다고결론을 내렸다. 국외 다른 연구에서도 37 U/mL를 기준치로하여 무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하였을 때 악성 종양에 대한CA 19-9의 양성예측도는 췌장암에 대해서는 0.5%, 다른 암성질환에 대해서는 3.4%로 매우 낮음을 확인하였다.10 국내 연구와 동일하게 무증상 환자에서는 CA 19-9 종양표지자 검사는그 유용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하였다.
체계적 문헌 고찰에 따르면, 증상이 있는 2,283명 환자를대상으로 시행한 CA 19-9는 췌장암에 대한 민감도(79.0%), 특이도(82.0%), 양성 예측값(72.0%), 음성 예측값(81.0%)으로 췌장암에 대한 암표지자 검사로서 유용성을 보고하였다.6 췌장암 진단을 위한 CA 19-9의 임계치(threshold) 수치는 대부분 >37-40 U/mL로 설정하였으며, 췌장암과 관련된 증상은 폐쇄성 황달, 설명이 되지 않는 등 통증, 평소 체중의 10% 이상의 감소, 위내시경에서 이상 소견이 없는 모호한 상복부 통증, 새로이 진단된 당뇨,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 췌장염 등을 포함한다.11 그러나 아직 여러 국제 지침에서는 CA 19-9만으로는 양성 예측값, 음성 예측값, 특이도 및 민감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suboptimal) 이유로 진단을 위한 단독 검사로는 권장하지 않는다.8 췌장암의 진단을 위한 표준 검사는 췌장 프로토콜 컴퓨터 단층 촬영(CT)과 같은 영상 검사이며, 보조적인 역할로 CA 19-9를 권장한다.
CA 19-9는 췌장 질환뿐만 아니라, 다른 위장관 암종의 평가에 선택적으로 사용된다. 담도암 진단에서 보조 종양 표지자로 CA 19-9이 사용될 수 있다. 특히 원발성 경화성 담도염과 같은 담도암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에서는 129 U/mL 이상의 CA 19-9 수치는 담도암 예측에 있어 민감도(78.6%), 특이도(98.5%), 양성 예측값(56.6%), 음성 예측값(99.4%)을 보였다.12세균성 담관염이 없는 담관 협착에서도 CA 19-9 >100 U/mL은 양성 보다는 담도암을 더욱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13 또한, CA 19-9은 중등도의 정확도(63-67%)로 간세포암와 간내담관암을 구별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14 담낭암 진단이나 예후를 확인하는 데에 CA 19-9는 현재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 표준 암치료 지침(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에서는 CA 19-9를 사용하여 담낭암의 진단이나 예후를 확인하는 것을 현재 추천하지 않는다.15 그러나 CA 19-9는 진단 보조, 절제 가능성 예측 및 담낭암 치료 후 추적 검사 등에서 잠재적인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식도암, 위암, 대장암에서 CA 19-9은 임상병리상태, 수술 가능성, 재발 및 예후를 예측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으나, 아직은 단독 지표로 사용기에는 한계가 있다.16-18
건강한 사람에서 CA 19-9 수치의 상승은 암 질환과 관련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인정되지만, CA 19-9수치가 증가한 환자의 입장에서는 암에 대한 불안감으로 종종병원을 찾는다. 이러한 경우, 상승 원인을 정확하게 평가하는것은 불안한 환자를 안심시키고 불필요한 후속 조사를 피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CA 19-9 수치가 증가한 환자의경우, 보통은 암 질환을 찾기 위해 복부 컴퓨터 단층 촬영(CT)검사 등 충분한 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암 질환을 발견하지 못한 경우에는 의료진의 판단 및 필요에 따라 추적 중지 또는 정기적 추적 관찰을 하게 된다. 그러나 CA 19-9 상승의 정확한 양성 원인을 확인하는 것은 환자의 불안감과 불필요한 후속 검사를 제거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임상적 가치를 가진다. 아직까지는 CA 19-9 수치 상승을 일으키는 양성 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 방법에 대한 연구는 없었으며, 몇몇 사례 보고만이 있었다.
국내의 한 연구에서 CA 19-9 상승(정상 상한치 2배 이상, ≥80 U/mL) 환자 6,899명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여, 가장 빈번한 양성 질환 및 각각의 질환에서 상승하는 CA 19-9 범위를 보고하였다.19 또한, 추적에 따른 CA 19-9의 변동 추이 및 그에 따른 CA 19-9의 추적 관찰 전략을 제시하였다.21 췌장담도의 악성 질환의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CA 19-9상승 원인을 조사할 때 (1) 흉부 X선 또는 흉부 CT, (2) 혈중포도당 및 HbA1c, (3) 간 기능 검사, (4) 갑상선 기능 검사,그리고 (5) 여성 생식기 질환에 대한 복부 골반 CT 시행을권고하고 있다. 1-3개월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CA 19-9의변화가 추정되는 양성 질환의 경과와 일치하는 경우, CA 19-9 상승 원인으로서의 양성 질환 진단을 명확하게 확인할수 있다. 원인 질환의 치료 후 CA 19-9가 정상화된 경우, 추가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지 않다. 만약 원인 질환이 기관지확장증 등 완전히 치료할 수 없는 경우, CA 19-9는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 따라서,초기 2차 추적 관찰에서 CA 19-9가 증가하지 않는 경우, 추가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지 않다. CA 19-9 상승 원인을 찾아봐도 가능한 원인이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의 양성 질환은 추적 관찰 이후 CA 19-9 값이 감소하거나 일정하다. 반면 악성 질환에서는 짧은 추적 관찰 이후에도 CA 19-9가 현저하게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CA 19-9 상승 원인이 체계적인 검사 이후에도 알 수 없는 경우, 1개월 추적 관찰이후에 CA 19-9 재검사를 고려한다. 만약 CA 19-9가 일관되게 상승하고 변화가 없다면, 다시 3개월 후 재검사를 한다.만약 CA 19-9 수치가 현저하게 감소하거나 정상화된다면, 상승 원인이 설명되지 않았더라도 CA 19-9의 연속적인 추적관찰은 임상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추적 중 기존의 CA 19-9 수치보다 상승을 보이거나, 원인 질환 치료에도불구하고 CA 19-9의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가 유지가 된다면,악성 질환 감별을 위한 CT를 포함한 재검사를 고려해야한다(Fig. 1).19
CA 19-9 검사는 임상 진료 현장에서 비교적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검사로서 증상 여부에 따른 종양 표지자로서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그 수치가 상승되어 있다면 췌장담도 악성 종양에 대해서 우선적인 검사를 고려해볼 수 있으며, 위장관 악성 종양, 갑상선 종양, 부인과 종양에서도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야 한다. 다양한 양성 질환에서도 그 수치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검사 및 추적을 통하여 원인 양성 질환을 평가하여 진단하는 것이 환자의 불안감을 줄여주고 불필요한 후속 검사를 중단하는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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