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Korean J Gastroenterol < Volume 84(5); 2024 < Articles
간섬유화는 간 내 염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형성되는 반흔성 조직 변화를 의미하며, 만성 간질환의 예후를 예측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므로 간섬유화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은 만성간질환 환자의 치료 방침의 결정 및 예후 예측에 필수적이다.1 간섬유화 평가의 기준 검사로는 간 조직검사가 있지만, 침습적인 검사라는 제한점이 있어, 영상 검사와 혈청 표지자 등을 활용해 간섬유화를 비침습적으로 평가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이 중 대표적인 비침습적 영상 검사인 순간 탄성측정법(vibration-controlled transient elastography, VCTE)은 2003년에 처음 도입된 이후 간섬유화 평가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2-4 본고는 2024 대한간학회 만성간질환에서 간섬유화 평가를 위한 비침습적 검사 진료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기반으로 하여,1 순간 탄성측정법의 측정원리와 측정방법, 장단점 및 해석의 유의점에 대하여 다룰 것이다. 또한, 만성 바이러스 간염에서 순간 탄성측정법의 진단적 유용성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
순간 탄성측정법은 간의 경직도, 섬유화, 그리고 탄력도가서로 상관관계가 있음에 근거하여, 간경직도를 측정하여 간섬유화를 평가하는 검사법이다.5 탐촉자에서 발생한 저진동수의 탄력파가 늑골사이의 피부를 통해 간으로 전달된 후, 변환기(transducer)를 통하여 방출하고 되돌아온 초음파의 이동 속도를 측정하는 원리를 이용한다(Fig. 1).1,6 측정된 탄력파의 진행 속도는 후크의 법칙을 기반으로 한 탄성 계수를 사용해 간경직도로 변환되며, 그 값은 kilopascal (kPa) 단위로 나타낸다.3,7 조직의 경직도는 전단파(shear wave)의 진행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속도가 빠를수록 간의 경직도가 높아져 간섬유화가 상대적으로 더 진행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3 순간 탄성측정법으로 측정된 간경직도는 1.5 kPa에서 75 kPa까지의 범위를 가지며, 정상 간경직도의 상한치는 약 5–5.5 kPa이다.8
환자는 바르게 누운 상태에서 오른팔을 최대한 머리 위로올리고, 검사자는 간 위치에 해당하는 우측 늑골 사이의 피부 표면에 탐촉자를 수직으로 위치시킨다. 검사자는 화면상 간 내 혈관구조를 피하여 적절한 병소를 향하여 탐촉자의 버튼을 눌러 측정을 진행한다. 반복적으로 10회 이상 측정하여 얻은 측정값의 중앙값과 오차를 자동으로 계산하여 기록한다.1 검사 전에 음식물을 섭취할 경우 간혈류량 증가로 인해 간경직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최소 4시간 이상의 금식이 필요하다.9 임신 기간 동안에는 간의 위치 변화가 있을 수 있으므로시행하지 않는다.1
순간 탄성측정법의 장점은 통증이 없고 비침습적이라는 점에서, 외래에서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으며, 약 5분 이내에 신속하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결과의 재현성이 높으며, 간경직도를 직접 측정할 수 있으며, 간 조직검사보다 100배 이상 넓은 간의 실질 부위를 반영한다는 특징이 있다.5,10
순간 탄성측정법을 이용한 간섬유화 측정의 정확도가 낮거나 측정이 불가능한 경우로는 복수가 있는 상태나 늑골 간격이 좁은 경우를 들 수 있다.5 복수가 있는 경우는 탄력파가간실질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고, 늑골 간격이 좁을 때는 탐촉자의 위치를 정확히 설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체질량지수가 높은 경우(>28 kg/m2) 검사 실패율이 높아질수 있다. 순간 탄성측정법 검사의 실패율은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4.3–7.0%로 보고된 반면,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1.1–3.5%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이는 아시아인의 상대적으로 낮은 체질량지수로 설명된다.11
순간 탄성측정법을 통해 간경직도를 평가할 때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interquartile range (IQR) 값을 유효 검사 결과의 중앙값으로 나눈 값(IQR/M)이 0.3 미만이어야 한다.12,13
간 내 염증으로 alanine aminotransferase (ALT) 수치가 상승할 경우, 간섬유화와 상관없이 간경직도가 증가할 수 있다.14-16 따라서 ALT 수치의 상승 정도에 따라 간섬유화 예측의 순간 탄성측정법의 절단값을 조정하거나, ALT 수치가 정상화된 이후에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연구도 있다.17 이 외에도 담즙 정체,18 울혈성 심부전에 의한 간울혈,19 과도한 음주,20-22 등이 간경직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알려져 있다. 순간 탄성측정법을 이용한 간경직도 검사는 간섬유화 진단에 있어 비교적 높은 진단능을 보이나, 간경직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임상 상황을 종합하여 결과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순간 탄성측정법의 간섬유화 진단능을 분석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연구들에서 순간 탄성측정법의 의미있는 간섬유화(significant liver fibrosis, 2단계 간섬유화, F2) 진단 area under the curve (AUC)는 0.66–0.97, 절단값 5.2–8.8 kPa, 민감도 59–93%, 특이도 38–92%였으며, 간경변증 진단 AUC는 0.85–0.98, 절단값 9.4–14.1 kPa, 민감도 52–100%, 특이도 83–99%였다(Table 11).8,23-35 만성 B형간염에서 순간 탄성측정법은 의미있는 간섬유화 진단에 비해 간경변증 진단에서 더 우수한 진단능을 보였는데, 메타분석 연구들에서도 유사한 결과들을 보고하였다(Table 11). 18개 연구(2,772명) 대상 메타분석에서 의미있는 간섬유화 진단 AUC는 0.86 (절단값 7.9 kPa), 간경변증 진단 AUC는 0.93 (절단값 11.7 kPa)이었으며,32 27개 연구(4,386명) 대상 메타분석에서는 의미있는 간섬유화 진단 AUC는 0.81 (절단값 7.2 kPa), 간경변증 진단 AUC는 0.93 (절단값 12.2 kPa)이었다.33 또한, 최근 28개 연구(4,540명) 대상 메타분석에서는 의미있는 간섬유화 진단 AUC는 0.84 (절단값 범위 6.0–8.8 kPa), 간경변증 진단 AUC는 0.90 (절단값 범위 8.0–14.1 kPa)으로 보고하였다.35
Table 1 . Diagnostic Performance of VCTE for Liver Fibrosis in Patients with CHB (KASL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Noninvasive Tests to Assess Liver Fibrosis in Chronic Liver Disease1)
만성 B형간염에서 간 내 염증이 순간 탄성측정법에 영향을 주어 간섬유화가 과대평가될 수 있으므로,30,36 만성 B형간염에서 ALT 수치 상승이 동반된 경우에는 순간 탄성측정법 결과의 해석을 주의해야 한다.37 최근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지 않으며 ALT가 정상 상한치의 5배 미만인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순간 탄성측정법의 의미있는 간섬유화 진단능에 대해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시행하였다.38 총 8개 연구, 2,003명의 환자들이 포함되었으며, 의미있는 간섬유화를 예측할 수 있는 진단능이 최대가 되는 간경직도 절단값은 7.7 kPa이었고 이때의 진단 AUC는 0.78, 민감도 64%, 특이도 83%였다.
2005년 프랑스에서 수행된 다기관 전향 연구를 통해 만성 C형간염에서 순간 탄성측정법의 유용성이 평가되었다.39 이 연구에서는 327명의 만성 C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의미있는 간섬유화 진단 AUC는 0.79 (절단값 8.7 kPa)였고, 진행된 간섬유화(advanced fibrosis, 3단계 간섬유화, F3) 진단 AUC는 0.91 (절단값 9.6 kPa), 민감도 86%, 특이도 85%였고, 간경변증 진단 AUC는 0.97 (절단값 14.5 kPa)였다. 현재까지 진행된 가장 대규모 연구는 3개의 코호트에서 1,289명의 만성 C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의미있는 간섬유화 진단 AUC는 0.76 (절단값 8.8 kPa), 간경변증 진단 AUC는 0.90 (절단값 14.5 kPa)였다.40
국내 349명의 만성 C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다기관 연구에서는, 순간 탄성측정법을 이용한 의미있는 간섬유화 진단 AUC는 0.82 (절단값 6.8 kPa), 진행된 간섬유화 진단 AUC는 0.86 (절단값 8.6 kPa)으로 기존 연구에 비해 다소 낮은 절단값을 제시하였다.41 이는 ALT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 간경직도가 실제 섬유화 정도에 비해 높게 측정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ALT가 정상 상한치의 5배 이하인 환자만을 포함한 것의 영향일 수 있다. 또한, 간경변증 진단 AUC는 0.91 (절단값 14.5 kPa)로 서양의 연구 결과들과 유사하였다.
만성간질환 환자의 치료 방침의 결정 및 예후 예측을 위해 간섬유화의 정확한 평가가 매우 중요하며, 순간 탄성측정법은 비침습적으로 간경직도를 측정하여 간섬유화를 평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영상 검사이다. 또한, 순간 탄성측정법은 만성 간질환에서 간섬유화 진단에 있어서 우수한 진단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순간 탄성측정법을 이용한 간경직도 측정 시에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임상 상황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종합한 전문가의 판단에 의해 결과가 해석되어야 한다.
None.
None.